고루한 표지에 안을 펼쳐보니 제목과 내용의 글씨체 크기, 배치 등이 지루해 보였다.

요즘의 화려한 책에, 급진전 되는 스토리에 익숙해져버려 그런 거리라...

그런데 읽고 바로 빠졌다.

글이 잔잔하고 예쁘다.

 

지인들에게 추천했다.

 

몇몇은 '말이 많다', '별루다' 라는 반응이 나왔다.

난 너무 좋았는데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놀라웠다.

 

저자가 이 책 중에 언급했던 내용...

 

좋은 책 나쁜 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를 유희 속으로 많이 혹은 적게 끌어들이는 책이 있을 뿐이다. (p.153)

 

 

 

<하느님의 구두> 읽고 고흐에 폭 빠져버린 여운 중에 이 책을 함께 잡았다.

고흐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지도 모르고 잡았는데 고흐를 만나니 너무 좋다.

 

고흐가 즐겨 그린 알피유 산등성이의 풍경을 보기 위해 올리브 밭을 산 여인과

고흐의 편지, 작품, 살았던 곳, 병원 등의 이야기 등.

 

 

 

그리하여 일을 하는 동안 '하루 종일' 계속되다가 눈을 감고 잠 들 때 끝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하루가 '길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다. 하루는 '길지' 않고 '둥글다'.

우리는 그 무엇을 향해서도 가고 있지 않다.

우리는 모든 것을 향해서 가고 있기 때문이다.

(p.62)

 

 

밤의 침묵은 잠 잘 자는 복을 타고난 사람이 참으로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축제다.

이런 시간에는 평소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보인다. 

(p.92) 

 

여행은 지식을 쌓거나 견문을 넓히거나 어디어디에 가본 사람들 '축에 끼이는' 준비작업이기 이전에

무엇보다도 짧고 귀중한 내 일생의 한 부분이다. 즉 삶의 연장인 것이다.

여행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살고 있고 우리의 일생의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간다.

그러기에 여행은 가급적 순간순간이 참다운 '내것'이어야 한다.

즉, 내가 만난 얼굴, 내가 걸어다닌 거리와 산천,

혹은 나의 전신에 와서 닿는 저 고즈넉한 빛이나 바람,

그것이 주는 행복감 혹은 흥취어야 한다.

(p.34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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