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 나라를 잃었다. 그들이 나리라고 부르던 시람들은 비겁하거나 약했다. 겨우겨우 버티고 유지하던 삶이 깨져버렸다. 기반이 무너졌기에 그대로 있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그들을 움직이게 만든다.
위정자와 지식인들의 비겁함과 어리석은 모습은 지금도 리얼하다. 이런 때 보통 사람들이 구석구석에서 움직인다.
63 천재를 제신의 노여움으로 감수하듯이 무자비한 수탈 속에서 가난도 이별도 견디어야만 하고 도리를 준열한 계율로 삼아온, 이 자각 없이 고행해온 무리가 조선의 백성이요 수구파의 넓은 들판이다. 이조 오백 년 동안 씨 뿌려놓은 유교사상의 끈질긴 덩굴이며 무수한 열매인 것이다.
206-207 "아, 총이고 칼이고 풀어주기만 한다믄 나 겉은 것도 달리 나갈 긴데 꼼짝들 안 하고 있으니께 말이오. 노략질에는 눈까리가 시뻘게서 덤비더마는 이럴 때는 와 백성들 목심을 노략질 좀 안 하는고 모르겄소."
"......?"
"백성들 목심을 노략질해서 왜놈들한테 대항 안 시키노 그 말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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