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와 이과의 사고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데,
같은 이과 내에도 분야에 따라 갈라지고
같은 과학자 안에서도 이렇게 보는 눈과 생각이 다르구나 싶다.



23 그렇다. 「휴먼 에이지」는 지금 우리가 사는 인류세를 '관계의 망'으로 재해석한다. 홀로 존재할 수 있는 인간이 없듯이 외따로 떨어져 있는 자연도 없다. 애초 혼자가 아니었던 인간은 싫든 좋든 이 관계의 망의 가장 중요한 행위자다. 또 그런 관계의 망을 단단히 묶어주는 것이 바로 과학기술이다.

24 우리의 실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우리의 문제 해결 능력도 헤아릴 수 없이 크다.

34 인생의 시기마다 그에 딱 맞는 이야기를 접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말해주는구나. 명심해라, 마야. 우리가 스무 살 때 감동했던 것들이 마흔 살이 되어도 똑같이 감동적인 건 아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야. 책에서나 인생에서나 이건 진리다. -「섬에 있는 서점」 57쪽
내가 인생의 특정 시기에 꽂힌 어떤 대상(사람이든 취미든 직업이든)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지 말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46-47 이 책은, 인간의 특별함에 대한 믿음을 우주 전체의 규모에서조차도 해체한다는 면에서, 인간 자존심 해체의 끝판왕이다. ... 끝판왕 상상력으로 자존심 해체의 끝에 맞닥뜨리는 깨달음은 흥미롭게도 인간의 소중함으로 우리를 이끈다. ... 특별하지 않다고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58 이런 '네스 호의 괴물(들)'을 없애려면, 오해를 받은 쪽에서 그런 괴물이 없다고 목소리 높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괴물이 살 수도 있어 보이는 음산하고 혼탁한 호수 물을 맑게 하는 것이 결국 괴물을 없애는 방법이 아닐까.

75-76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시로 꼼곰히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야기는 사라지고 아픔만 남아 시의 연료가 되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가 아프면 아플수록 시로는 더 멋지고 아름답게 승화될 것이다.
산문은 그 반대다. 이제 아픔은 그것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추상명사와 돌려서 표현하는 직유법의 단어들기 모여 문장이 되고 이야기가 된다. 이야기는 한 덩이 정보가 되어 아픔의 사건을 그대로 독자의 마음에 옮겨놓는다.

99 그러나 과학이 던지는 질문은 인간사가 아니었지만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길은 복잡한 인간사 속이었다.

107 이제 서로의 아픔에 대해 쓰라림을 이해하고 보듬는 '예의'를 잃어버린, 그래서 "말을 안 해도 외롭고, 말을 하면 더 외로운" 우리는 정말 어떤 존재가 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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