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의 <키스>는 상업제품에 박힌 장식이나 온라인의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그 때마다 그냥 예쁘고 화려한 그림으로 넘기곤 했다.

어느날 오스트리아에 출장 계획이 잡혔고 일행이 하루 일찍 가서 빈을 둘러보자고 했다. 난 어디를 갈지 알아보지도, 물어보지도 않은 체 마냥 따라다녔다. 하루 낮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빈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다니려니 시간에 쫓기고 무척 힘에 겨웠다. 그 경로 중에 하나가 '벨베데레 미술관'이었다. 화려한 미술관 건물과 화창한 날씨에 빛나는 정원이 눈길을 끌었다. 클림트의 작품들은 스치듯이 하나하나 보며 지나갔다. 그러다 <키스>를 봤을 때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는 깨졌다. 채광이 좋은 방안에 놓인 <키스>는 발길을 옮겨가며 다른 방향으로 바라볼 때마다 반짝거리는 황금빛이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이었다.
이 때가 내가 미술이라는 장르의 첫사랑과 같은 만남이었고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즐길 수 있게 된 계기였다. (나의 일행에게 감사하다.)

클림트. 황금빛 <물뱀1> 표지의 이 책에 눈길이 갔고 읽어나갔다. 과거의 감동이 살아났다. 클림트에 대해 조금은 넓고 깊게 알 수 있었다.

클림트의 초기 고전적인 작품도 참 멋지다.
특히 인물들이 너무 생생하다.
클림트가 사랑한 장소에 가보고 싶어졌다.
언젠가 이탈리아 라벤나에 가고 싶다.
아터 호수도 가볼 수 있으면 좋겠다.



219 고요함은 질문을 줄 수는 없어도, 마음속에 질문을 갖고 있는 이에게 해답을 줄 수는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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