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겠다는 의지나 노력을 버리고 흐름을 따라가며, 한칸 공간에서 잠시 멈춘다. 그는 의미 보다 흐름 속에 삶을 응시하며, 우연한 포착에 멈췄다가 또 다시 흐름에 맡긴다.

운전학원 접수 서류 중에 사진 4장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우연히 즉석 증명사진을 찍고 충독적으로 사진기를 훔쳤다 버리고, 버리기 전 챙긴 필름 속 사진을 인화해서 보고, 카페 창으로 네모난 앵글 안에 바깥 풍경을 담아보는 등 사진과 관련된 행동이 이어진다.

그리고 사진,
움직이지 않는 것,
즉 죽음.

128 ...현재 이 순간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그 덧없이 사라지는 축복의 순간을 고정시켜 보려고 애썼다. 마치 살아 있는 나비 몸뚱이를 바늘 끝으로 고정시키듯.
살아 있는 나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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