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 일어난 연쇄 살인사건.
그 당시 예수님, 제자들, 빌라도, 두 죄인, 유대인들과 로마인들의 모습이 나온다.

이것은 픽션이다. 하지만 성경을 다룬 만큼 엄청 고심하고 조심스럽게, 성경 이야기 사이사이 들어간 상상으로 소설이 쓰여졌다. 성경을 떠올리며 흥미롭게 읽었다.



밤의 양들1>

115 로마를 다스리는 자가 황제라면 예루살렘을 다스리는 존재는 신이었다. 그 신의 이름은 여호와였다. 인간을 다스리는 로마가 그토록 정연하고 이성적인데 신이 다스리는 땅은 어찌 이토록 시끄럽고 혼란하단 말인가? 만약 신이 전지전능한 존재라면 어떻게 자신의 땅을 저토록 불모지로 팽개치고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는 백성을 혼란 속에 내버려둔단 말인가? 빌라도는 그들이 떠받드는 신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218-219 인간이 신을 믿는 이유는 그 존재를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없으리라. 가장 믿을 수 없는 대상을 가장 믿을 수 없을 때에야 인간은 비로소 믿게 되는 것이다.

278 마티아스는 자신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했다. 모르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알아버렸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무언가를 안다는 건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었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알지 말아야 할 것을 알아버린 자신이 치려야 할 대가를 그는 곰곰히 생각했다.


밤의 양들2>

210 이제 그는 증오와 공포가 다른 감정이 아니라 같은 감정의 두 가지 측면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감정들의 근원은 무지였다. 알지 못하거나 알 수 없는 어떤 대상에 대한 과도한 상상력이 두려움을, 부족한 상상력이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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