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과 이어지는 느낌이다.
부부가 여행을 가다 차사고가 났다. 아내는 죽었다. 남편 오기는 심하게 다쳐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오기는 아내를 추억하며 아내의 서툰 부분도 사랑했다고 얘기한다.
하나하나 드러나는 얘기를 차곡차곡 쌓다보니 아내를 사랑한 것이 맞을까.. 처음엔 분명 빛나는 사랑이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사그라들었고 자신이 편한 쪽으로 합리화하고 스스로도 속인 건 아닐까..
사실 잘 모르겠다. 오기가 그랬듯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 아내의 입장과 장모가 알게 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나도 오기처럼 미궁 속이다.
모두 잃게 될 줄도 모르는 채, 얼마나 오래전부터 인생에 헌신해온 걸까. 173
허튼 약속 없이, 섣부른 이해 없이 아내를 슬픔에서 천천히 건너오게 하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은 나중에야 들었다.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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