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최고 레벨 프레데터(포식자)인 한유진의 시선과 생각들을 따라가면서 미간에 주름이 잡히고 맘도 불편했다. 불안하고 위험하게 느끼면서 책을 놓지 못해 버스를 놓치기도 하고 흔들리는 버스에서 읽는데 멀미도 안했다. 호기심과 내 안에 있을 잔인함이 있기에 완독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유진의 백군과 청군처럼 누구나 악과 선, 이성과 감성이 있고 어느 쪽에 무게를 두드냐, 자신을 합리화할 거리가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존재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제 패거리들을 속이고 호텔로 뛰어들어간 리틀 제가 신나게 총질을 해대는 장면에선, 낄낄 소리까지 내서 웃어댔다. 웃다 문득 웃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66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해진이 얼마나 슬퍼하는지 충분히 느껴지는데, 그로 인해 귀가 다 먹먹한데, 가슴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105

확인한 결과, 나는 남자보다 여자가 좋았다. 등 뒤에 대한 육감이 남자보다 두 배로 뛰어나면서 겁은 두 배로 많다는 점에서. ... '짜릿함'을 상대편 용어로 번역하면, '두려움'일 테지만. 190

망각은 궁극의 거짓말이다.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완벽한 거짓이다. 206

누군가를 잃는 게 누군가를 죽이는 것보다 어렵다는 걸, 난생처음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33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