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단편 <깃털들>을 읽고 얘기가 이런가 싶었다.
그래도 한편씩 읽을 때마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희미하게 느껴졌다. 아름답거나 감동적인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었다(<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는 좀 감동 받았다). 막막한 문제가 있었고 해결되지 않은 채 마무리가 되어버려 현실은 동화처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엔딩을 지을 수 없다고.. 여러 관계의 부대낌과 감정변화, 나이를 먹고 예상할 수 없는 앞날, 이런 불확실성을 누구나 겪고 있다고...

 
번역가인 김연수 작가님의 해설로 희미했던 것이 조금 명확해졌다. 소통. 부부, 특히 비교적 소통을 힘들어하는 남자 입장의 이야기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을거라고. 가장 가까울 것 같으면서 아닐 수 있다는 부부관계, 기혼이었다면 이야기의 무게가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그에게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었다.
그들은 검은 빵을 삼켰다.
형광등 불빛 아래에 있는데, 그 빛이 마치 햇빛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이른 아침이 될 때까지, 창으로 희미한 햇살이 높게 비칠 때까지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128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어쨌거나 뭔가 하긴 해야지. 일단 이것부터 해보는 거야. 만약 그래도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그게 인생이야. 그렇지 않아?"
163 <신경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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