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권 읽어본 한병철 책 중에서 가장 어렵고 좋았다. 과격하게 요약하면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정신없는 세상에서 닻 또는 받침대가 중요하다는 것.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잠깐 정신을 놓으면 휩쓸려가는 날 발견한다. 이유도 모르고 다들 그렇게 하니까 괜찮겠다는 생각과 귀차니즘의 나태함, 해봤자 헛수고라는 의욕상실 등으로.. 그래놓고 삶이 의미없음에 괴로워한다.

세상의 주체가 신에서 개인으로 그 중심이 옮겨가며 많는 사람들이 신적인 것이 아닌 다른 것을 삶의 중심으로, 목적으로 세우고 살라고 얘기하지만, 신앙을 가진 나에겐 하나님이 나의 받침대Halt이며('보호Hut'를 의미) 성경이 하나의 주제로 향하는 이야기로 곧 진리임을 일깨우는 시간이었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자시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나의 피할 바위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
시편 18:2

'사색적 삶' ...세계의 모습을 가만히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태도 ...기다림에 대한 감각을 복원하는 것 ...시간의 아름다운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기를 것 10

경험은 매우 강렬한 시간적 성격을 지니며, 이 점에서 순간적이고 시간적으로 빈약한 체험과 대비된다. 27

자유롭다frei, 평화Friede, 친구Freund와 같은 표현의 인도게르만어 어원인 'fir'는 '사랑하다'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자유롭다는 것은 본래 '친구나 연인에게 속해 있는'이라는 뜻이다. ... 받침대 없이는 자유도 없다. 62

순례의 길은 오히려 도달해야 하는 목표 자체의 일부를 이룬다. ... 걷기는 참회, 또는 치유, 감사를 의미한다. 그것는 일종의 기도이다. 68

... 하나를 다른 하나와 은유 속에서 통합함으로써 그 정수를 세상 밖으로 끝어낼 때, 진리는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 83

시간을 극도로 무상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욕망이다. 욕망으로 인해 정신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마구 내달리는 것이다. 정신이 가만히 서 있을 때, 정신이 자기 안에 편안히 머물러 있을 때, 좋은 시간이 생겨난다. 100

모든 인간적 "간계"로 인해 인간은 신의 언어에 대해 "난청" 상태가 된다. 신의 언어는 "기기들의 소음 속"에 묻혀버리고, "오늘날 사람들은 거의 그 소음이 신의 목소리라고 생각할 지경이 되었다." 신은 각종 기기들이 꺼질 때 생겨나는 "정적"을 찾아간다.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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