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떠나다
[젤다의 편에서 젤다를 읽다 - 젤다 피츠제럴드]
아쿠내구
2019. 5. 2. 13:05
50 나는 가끔씩 고향을 방문했고, 해리엇과 함께 자란 여자들이 브리지게임 탁자에서 그리고 아기침대 옆에서 그녀를 은근히 측은해하는 말들을 들었다. 여자들은 그녀가 과거에 그 남자 또는 저 남자와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추론했고, 그녀가 교외 방갈로의 금빛 라디에이터와 꽃무늬 커튼 대신 분필가루 날리는 초등학교와 나이든 하숙인들의 신세타령을 택한 이유를 궁금해했다.
125 더구나 내 지론을 말하자면, 젊었을 때 순수한 신명 그 자체와 오래가지 않을 것을 뻔히 아는 연애와 극적 자기표현에 대한 욕망을 충분히 표출했던 여자들이, 오직 청춘만이 허용 가능한 권리들을 나이가 줄 때까지 기다리며 억눌려 살았던 여자들보다 오히려 나중에 '난롯가(오붓한 가정) 회귀' 운동에 호의적인 태도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146 존재의 다채로운 매력을 몽땅 타인에게 집중하는 것이 더는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선택한 사람을 향한 충동의 진전성이 전만 못한 것은 아니다. 남자의 애정의 척도는 그가 거기에 얼마나 격렬하게 굴복하느냐가 아니다. 남자의 열정의 대상을 인생에 합병할 필요성에 따라 굴복하기 때문이다.
176 과거가 아련히 달아나 영원히 추억이라는 화목한 개념으로만 남는 것 보다도, 과거와 다시 마주하고 그것이 더는 현재에 적합하지 않다는 걸 아는 일이 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