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떠나다

[숨 EXHALATION - 테드 창]

아쿠내구 2020. 6. 11. 19:40


급변하는 세상에 발전하는 기술은 불안과 기대의 시선을 받는다. 저자는 부정적인 시선 속에 희망적인 메세지를 담는다. 기술을 거부하는 것보단 선용되도록 힘쓰는 편을 권해본다.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58 그 무엇도 과거를 지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회개가 있고, 속죄가 있고, 용서가 있습니다. 단지 그뿐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

87 탐험자여, 당신이 이 글을 읽을 무렵 나는 죽은 지 오래겠지만, 나는 당신에게 고별의 말을 남긴다. 당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의 경이로움에 관해 묵상하고, 당신이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기뻐하라.


@우리가 해야 할 일

미래가 이미 결정됐다면? 그리고 예측기의 보급으로 결과를 알 수 있다면?

94 자유의지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 설령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어도, 스스로 내리는 선택에 의미가 있는 듯이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이 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믿느냐이며, 이 거짓말을 믿는 것이야말로 깨어 있는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가상환경에서 동물 또는 로봇 형태의 디지언트가 만들어진다. 이 디지탈 유기체는 게놈 엔진을 통해 인지 발달을 지원하며 친밀감을 통해 교육시킨다.
입양된 아이나 반려동물에서 더 나아가 인공지능 유기체까지 확대된 윤리적인 문제를 생각해본다.

157 복잡한 정신은 스스로 발달할 수 없다. 그럴 수 있다면 야생화된 인간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과 전혀 다르지 않아야 한다. 정신은, 무관심 속에서도 혼자서 쑥쑥 자라는 잡초처럼 자라지는 않는 법이다.

199 "너를 돌볼 필요가 없다면 내 인생은 좀더 단순해질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만큼 행복하지는 않을 거야. 사랑해, 잭스."
"나도 사랑해."


@데이시의 기계식 자동 보모

불안한 사람이 아닌 기복이 없는 기계 보모가 돌본 아이는 기계와 소통하고 애착관계를 형성한다. 사람보다 기계와 안정감을 느낀다.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개인 블랙박스 같은 리멤으로 모든 것이 기록된다. 기억과 망각, 사실과 진실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해본다.

271-272 리멤은 당신이 하는 말을 모니터하고 있다가, 과거의 사건들을 언급하면 시야의 좌측 하단에 해당 사건의 영상을 띄운다.
...리멤이 편리한 가상 조수 이상의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인간의 자연 기억을 대체해줄 도구라고 말이다.

301 사람은 수많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존재다. 기억이란 우리가 살아온 모든 순간들을 공평하게 축적해놓은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애써 선별한 순간들을 조합해 만들어낸 서사이다. ... 특정 순간들을 선별하는 기준은 각자 다르며, 그것은 우리의 인격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329 그리고 나는 디지털적 기억의 진짜 혜택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요점을 말하자면 이렇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당신이 옳았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거대한 침묵

동물이 멸종하듯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종족이 사라지고 있다.

336 페르미의 역설에 대해서는 이런 가설이 있다. 지적 종들이 안 보이는 것은 적대적인 침략자들의 표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기 존재를 감추기 때문이라는 가설이다.
인간들에 의해 멸종 직적으로 내몰린 종의 일원으로 말하는데, 나는 이것이 현명한 적략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340 에스퍼레이션aspiration이라는 단어에 염원과 숨을 뱉는 행위 양쪽의 뜻이 모두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말을 할 때, 우리는 우리 폐의 숨을 이용해, 우리의 생각에 물리적인 형태를 부여한다. 우리가 내는 소리는 우리의 의도인 동시에 우리의 생명력이다.
나는 말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옴팔로스

과학을 통해 신앙을 버린 사람도 있고, 신앙이 깊어진 사람도 있다. 모든 과학적 증거가 진실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람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확실하다.

'당신이 저를 위해 그것을 선택해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제가 저 스스로 그것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아멘.'라며 신의 뜻을 묻던 주인공은 자신의 뜻을 따르기로 하며 마친다.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488 그 사람들이 쉽게 그럴 수 있는 것은 선하게 행동하려는 작은 선택을 예전에도 여러 번 했기 때문일 거예요. 내 경우는 다른 사람들에게 선하게 행동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건 예전에도 이기적으로 행동하려는 작은 선택을 여러 번 했기 때문이겠죠. 결국 내가 선하게 행동하기 힘들었던 이유는 나 자신이었던 거에요. 그걸 고칠 필요가 있었어요. 아니, 고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