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떠나다
[물 만난 물고기 - 이찬혁]
아쿠내구
2019. 11. 29. 17:28
바다 속을 헤엄치듯 파란색 표지에 파란색으로 프린트된 글씨를 읽어나갔다.
음악의 마법이 펼쳐진다.
음악으로 공간을 채운다.
그 공간이 달라진다.
냄새가 바뀐다.
그리고 사람도.
음악을 하는 주인공(저자)의 여행길.
노래하듯 쓰여진 책.
"우리가 노래하듯이
우리가 말하듯이
우리가 헤엄치듯이 살길"
65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사람. 그건 손이 떨리도록 멋진 말이었다. 나는 그날 합주를 거기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음악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내가 어떻게 사느냐기 중요한 것이지. 그 순간에 나는 다짐했다. 수많은 거짓과 모방이 판치는 그곳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면, 그 사이에서 '진짜'가 될 수 있다면, 그때 진정한 예술가로서 음악을 할 것이라고.
87 "예술가, 그게 어떤 건데?"
"진정한 예술가는 자기가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이야."
...
"말은 멋있지? 그런대 막상 내가 했던 말을 지킨다 해도 돌아오는 건 없더라고."
"뭐가 돌아와야 하는데?"
93 "선아, 거창한 걸 생각하지 마. 뱉은 말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으면 그냥 할 수 있는 만큼의 말을 하면 돼. ..."
148-149 헬리크리섬처럼 특별한 자리에 핀 꽃들 대부분은 스스로 괴로워하다가 죽어요. 여기 있던 파란 꽃들은 하얀 꽃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주위의 꽃들이 하얀 꽃을 얼마나 따돌리고 무시했을지 생각해봐요. 특별한 꽃들은 매일 괴로움에 몸부림쳐요. ..."
"그럼 하얀 꽃도 결국 죽었겠네요?"
...
"... 그 꽃은 별난 환경 속에서 당당하게 살아남았어요. 그 꽃은 자신의 가치를 알았어요. 자신의 아름다움이 그들의 잣대와 평가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했어요. 물을 듬뿍 마시고 하루 종일 햇빛과 대화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