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떠나다
[달의 궁전 - 폴 오스터]
아쿠내구
2016. 7. 15. 17:42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인생의 진리를 고민하는 과정이 의미있었다.
내가 그렇게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 떨어져 내리는 두려움이 줄어들지는 않았더라도 그 두려움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새로운 조망을 얻은 것이었다.
대화는 누군가와 함께 공 던지기 놀이를 하는 것이나 같다.
나는 어떤 사물 주위로 더 많은 여유를 남겨 두면 남겨 둘수록 그 결과가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럼으로써 에핑이 자기 스스로 결정적인 일, 즉 몇 가지 암시를 기초로 해서 이미지를 구성하고 내가 그에게 설명해 주고 있는 사물을 향해 자신의 마음이 여행하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걸 해봤고 지금은 그게 모두 내 머릿속에 있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황무지 한가운데서 혼자 몇 달 몇 년씩 살아 봤지••••••. 일단 그러고 나면 평생 동안 그걸 절대로 잊지 못해. 나는 어디로도 갈 필요가 없어. 거기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리로 돌아가 있으니까. 거기가 요즘 내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야. 아무도 없는 곳 한가운데로 돌아가서•••••.」
그 달은 캔버스에 뚫린 구멍, 다른 세상을 내다보는 하얀 구멍이 되었다.
여기가 있는 건 단지 저기가 있기 때문이야. 위를 올려다보지 않으면 밑에 뭐가 있는지 절대로 알지 못해. 그걸 생각해 봐. 우리는 우리가 아닌 것을 봄으로써만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돼. 하늘을 만지기 전에는 땅에 발을 댈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