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를 초등학교를 빌려 이야기한다. 나이를 먹어도 다르지 않는 작은 사회로 세상을 빗대어 꼬집어준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지만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서, 아니면 보고싶지 않고 듣고싶지 않아서. 권력 앞에 난 어떤 모습일까...


그가 내게 바라는 것은 오직 내가 그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 그리하여 그가 구축해 둔 왕국을 허물려 들지 않는 것뿐이었다. 실은 그거야말로 굴종이며, 그의 질서와 왕국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전제와 결합되면 그 굴종은 곧 내가 치른 대가 중에서 가장 값비싼 대가가 될 수도 있으나 이미 자유와 합리의 기억을 포기한 내게는 조금도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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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비약이 될지 모르지만, 어쩌면 그 무서운 아이는 내게서 어떤 좋지 못한 낌새를 느끼고 권력의 미각으로 나를 구워삶으려 한 것이나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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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급했다. 그때 이미 내 관심은 그런 성공의 마뜩치 못한 과정이나 그걸 가능하게 한 사회구조가 아니라 그들이 누리고 있는 그 과일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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