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독서목록을 결산하면거 베스트로 꼽은 책이라 집어들었다.
간만에 빠져드는 책이었다. 전철이나 버스안에서 그리고 잠들기 전, 책을 펼치면 시간이 흐르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스토너에 이입되어 그가 긴장하면 나도 긴장하고 누군가에게 휘둘리고 당하면 분노했다. 다른 사람을 향해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그 말에 슬펐고, 열정을 드러내는 때 즐거워했다.

묵묵히 인내하고 수용하는 그를 보면서, 실제 그런 사람이 내 옆에 있다면 나 또한 그 사람한테 슬프게도 아무 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을 것 같다.

이디스, 로맥스, 찰스 워커로 인해 스토너의 인생이 꼬였버렸고 그들은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스토너가 세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만난 후 깨어날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던 것들을 그 세 사람은 모르지 않았을까. 스토너는 적어도 주변에 존재하는 환희와 기쁨을 알고 인생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 이디스는 잘못된 배움과 환경에 갇혀있었고, 로맥스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삐뚤어진 자존감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찰스 워커의 일에 과민했던 것은 자신과 동일시 하며 피해의식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그들의 인생 대부분이 짜증과 분노로 채워진 것 같다. 스토너 또한 불완전한 인간으로 그가 겪은 것들을 자처한 것도 있다. 그는 반복적으로 자신을 밖에서 남처럼 바라봄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그 결과를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스토너의 이야기가 끝나고, 스토너 생애를 정리하면서 시작한 책의 첫부분을 다시 읽으며, 그의 인생을 정리하고 책을 덮었다.

그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대의 사랑이 더욱 강해져
머지않아 떠나야 하는 것을 잘 사랑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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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렇게 가구를 수리해서 서재에 배치하는 동안 서서히 모양을 다듬고 있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정리하던 것도, 현실 속에 실현하고 있는 것도 그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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