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랜 옥살이에도 곧은 자기 성찰이 대단하고, 이를 굳건하게 지켜온 것은 함께한 부모님, 형수님, 계수님 등의 가족들의 힘도 컸던 것 같다. 이렇게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가족이라니~

느낌일까~? 시간 순서대로의 서신에서 처음엔 생생한 힘이 느껴졌는데 갈수록 그 힘이 약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보통 사람이라면 진작에 그 힘이 다했을 것이다. 그래도 1988년 서신 뒤에 석방됐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기분좋게 마지막을 덮을 수 있었다.

무엇이 모두살이를 '각(各)살이'로 조각내는가?
... 나는 아마 '사유'(私有)라는 답변을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개인과 개인의 아득한 거리,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을 위협하지 못하게 하는 벽, ... 58

진펄에 머리 박은 니어(泥魚)의 삶이라도 그것이 종장(終章)이 아닌 한 아직은 인동한매(忍冬寒梅)의 생리로 살아가야 할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다. 47

나는 나의 내부에 한 그루 나무를 키우려고 합니다.
...
나는 이 나무에 많은 약속을 해두고 있으며 그 약속을 지킬 열매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당장은 마음 아프더라도 자위보다는 엄한 자기 성찰로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으면 안됩니다. 59-60

그 개인이 이룩해놓은 개관적 '달성'보다는 주관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지향'을 더 높이 사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65

'염려의 편지'가 '대화의 편지'로 바뀌어진다면 저는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아버님의 편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3

사물이나 인식을 더 복잡하게 하는 지식,실천의 지침도, 실천과 더불어 발전하지도 않는 이론은 분명 질곡이었습니다. 이 모든 질곡을 버려야 했습니다. 105

절실한 일이 없으면 응달의 풀싹처럼 자라지 못하여, 경험이 편벽되면 한쪽으로만 굴린 눈덩이처럼 기형화할 위험이 따릅니다. 136

창문은 고요한 관조의 세계라면 문은 힘찬 실천의 현장으로 열리는 것입니다. 194

'관계'는 '관점'을 결정합니다. 245

자기 짐이 많은 사람은 남의 일손을 도울 겨를이 없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은 도리어 적게 가진 사람의 도움을 받습니다.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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